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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고장난명 (孤掌難鳴)과 유지경성(有志竟成)

하태진 기자 입력 2026.07.03 10:28 수정 2026.07.03 10:28

기득권을 내려놓는 열린 마음

고장난명 (孤掌難鳴)과 유지경성(有志竟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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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은 유서 깊은 문화의 고장이다. 수많은 예술가가 이 땅을 터전 삼아 치열하게 창작 활동을 이어왔고, 지역의 정체성을 문화로 꽃피우고자 하는 열망은 늘 뜨거웠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열망의 결집체라 할 수 있는 ‘의성예총(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의성지회)’ 설립만큼은 지난 십수 년간 난제 중의 난제였다. 몇 번이고 시도의 불씨가 지펴졌으나, 제도적 요건과 현실적 장벽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의 쓴맛을 보아야 했다. 이제 우리는 그 긴 실패의 역사를 딛고, 다시금 ‘고장난명(孤掌難鳴)’의 교훈을 되새기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외손바닥으로는 소리를 낼 수 없다’는 뜻의 고장난명은 예총 설립 과정이 겪어온 지난날의 핵심을 관통한다. 예술은 본질적으로 개인의 고독한 창작에서 시작되지만, 그 가치가 사회적으로 확산하고 힘을 얻기 위해서는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의성 예술계가 겪었던 어려움은 어쩌면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예술적 역량을 발휘하면서도,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는 통합된 플랫폼이 부재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양보와 인내의 과정이 다소 부족했기에, 우리는 오랜 시간 소리 없는 메아리만 반복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십수 년의 실패는 헛된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준 귀중한 자산이다. 이제는 그 실패를 딛고 ‘유지경성(有志竟成)’의 자세로 나아가야 할 때다.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이 사자성어처럼, 의성예총 설립은 단순히 조직을 하나 더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의성 예술인들이 의지를 하나로 모으고, 그 뜻이 꺾이지 않도록 지치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약속이다.
의성예총 설립은 의성 예술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민들에게 더 풍요로운 문화적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 기득권을 내려놓는 열린 마음이다. 협회 간의 벽을 허물고, 누가 주도하느냐보다 ‘어떻게 함께 하느냐’를 우선해야 한다. 둘째, 제도적 요건을 완벽히 갖추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행정적 소통이다. 과거의 실패가 단순히 ‘뜻’의 부족이 아니라 ‘방법론’의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더욱 치밀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셋째, 예술인들 스스로가 느끼는 절박함이다.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때 비로소 거대한 흐름이 만들어진다.
혼자서는 소리를 낼 수 없지만, 여럿이 모여 손을 맞잡으면 세상을 울리는 큰 울림이 된다. 십수 년의 숙원 사업이었던 의성예총은 결코 거창한 구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지역 예술가 한 명 한 명의 진심 어린 뜻이 모일 때 비로소 현실이 될 수 있다.
이제 의성의 예술인들이 ‘고장난명’의 고립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굳은 의지로 ‘유지경성’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의성예총 설립이라는 결실은 우리 예술인들의 손끝에서 시작될 것이며, 그 시작은 바로 ‘함께’라는 가치를 실천하는 데 있다. 긴 방황을 끝내고, 마침내 의성 예술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그날을 기대한다. 의성 예술인들의 지혜와 의지가 하나로 모여, 훗날 의성예총이 지역 문화의 찬란한 등불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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