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와 고령화, 재정 강직성 등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의성군이 관 주도의 하향식 발전에서 벗어나, 민간 중심의 자생적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지역의 미래를 주민 스스로 설계하고 실천 방안을 제시할 민간 싱크탱크인 ‘의성미래연구소’가 지난 6월 30일 공식 출범한 데 이어, 본격적인 운영 체제 구축에 돌입하며 지역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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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정책토론회, 의성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의성미래연구소가 주최하고 의성신문사가 후원한 ‘의성군의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정책토론회’가 지난 6월 30일 경상북도교육청 의성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의성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대주제 아래 열린 이날 행사에는 지역 주민과 농촌살리기현장네트워크 회원 등 6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워 지역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증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단순한 출범식을 넘어, 의성군의 지난 성과를 냉철히 진단하고 향후 군정 방향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깊이 있는 학술과 정책의 장으로 꾸려졌다.
첫 번째 기조 발표자로 나선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의성군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성찰과 제언’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전 장관은 “그간 의성군은 예산 1조 원 시대 개막,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유치 등 괄목할 만한 외형적 성장을 이룩했다”면서도 , “인구 소멸 위험, 초고령화, 재정의 강직성, 주민 참여 부족 등 구조적 문제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재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동적 정책에서 탈피해, 지역 스스로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내생적 발전 전략’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고령사회에 걸맞은 이른바 ‘압축도시(Compact City)’ 개념 도입,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행정, 그리고 주민이 정책의 결정과 평가 전 과정에 참여하는 ‘열린 군정’을 미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이 전 장관은 산업·농업 분야에서 의성마늘 등 고유의 특화산업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며 , 복지 분야 역시 외형적 시설 확충보다는 의료·교통·돌봄 등 주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생활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두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남치호 국립경국대학교 명예교수는 ‘지역 발전을 위한 연구소의 역할과 운영 방안’을 통해 의성미래연구소가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세웠다. 남 명예교수는 “지역연구소는 단순한 외부 연구 용역 수행기관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으며 , “지방소멸 위기에 맞서 지역의 비전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력을 높이는 혁신 싱크탱크이자 거버넌스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 대학, 민간, 주민이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 지역 내부의 자산과 잠재력을 발굴해 자생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 연구소의 핵심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현장 중심의 실천형 연구 , 전문성과 자율성을 갖춘 운영체제 구축 , 지속 가능한 재정 기반 확보 등을 제안하며 , “연구소가 주민들의 꿈을 정책으로 실현하는 엔진이 된다면 의성은 미래농업의 중심도시이자 가장 살기 좋은 지역 모델이 될 것”이라고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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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일 회원 첫 회합… 본격적인 ‘공부하는 연구소’ 시동
출범식의 뜨거운 열기는 곧바로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졌다. 지난 7월 9일, 의성읍 로컬푸드 매장 2층에서는 의성미래연구소 회원 가입을 신청한 이들 중 13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연구소의 향후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논의하는 첫 번째 회합이 개최됐다.
현재까지 총 19명이 회원 가입을 신청하며 큰 관심을 보인 가운데, 이날 모인 회원들은 연구소의 비전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속 가능한 활동을 이어가기 위한 실무적 기반을 다졌다.
연구소 준비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동필 전 장관은 이날 회합에서 연구소의 본질적 성격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 전 장관은 “의성미래연구소는 단순한 친목이나 일회성 행사성 조직이 아니라, 학문적 영역에서 의성이 마주한 다양한 주제를 치열하게 파고들고 함께 고민하는 ‘공부하는 연구소’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주민과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이론적·실천적 토대를 동시에 닦아야만 진정한 민간 싱크탱크로서 군정에 신뢰성 있는 정책을 제안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회원들은 정기적인 학술 및 정책 연구의 장을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의성미래연구소는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마다 지역 유림의 정신이 깃든 향교 명륜당에서 정기 월례회를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유서 깊은 공간인 명륜당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모여 의성의 농업, 복지, 경제, 관광 등 다방면의 지역 현안을 주제로 발제와 토론을 이어가며 정책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연구소의 외연을 넓히고 역량 있는 지역 인재를 추가로 영입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회원들은 무분별한 가입보다는 연구소의 지향점에 동의하고 내실 있는 연구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하기 위해 기존 회원들의 철저한 ‘추천제’를 통해 신입 회원을 확보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이를 통해 전문성과 결속력을 동시에 갖춘 정예 싱크탱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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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민간 주도 지역 혁신의 이정표가 될 것
의성미래연구소의 출범과 발 빠른 실무 행보는 인구 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놓인 지역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6월 30일 토론회에 이어 7월 10일 1차 회합에 참석했던 지역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회가 단순히 지역의 위기를 진단하고 한탄하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민간과 행정, 주민이 손을 잡고 미래를 직접 설계하는 실질적인 출발점이 되었다”며, 관이나 특정세력의 도움을 받지않는 ‘순수함을 잃지 않는 것이 연구소 운영의 핵심’이라는데 동의했다.
“보조금으로 유인한 숫자는 떠나지만, 자긍심을 가진 주민은 의성을 지킨다”는 이 전 장관의 말처럼 , 의성미래연구소는 주민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만들어가는 내생적 발전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 조직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잡기 어렵고 정책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힘든 구조적 한계를 ,철저하게 ‘공부하고 연구하는’ 민간 전문가와 주민들의 지혜로 보완하겠다는 이들의 도전이 주목받고 있다. 매달 향교 명륜당을 채울 이들의 학구열과 심도있는 정책 토론이 인구 소멸 위기를 넘어 ‘살기 좋은 의성’을 만드는 지속 가능한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지역 사회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