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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송쌤의 주절주절

하태진 기자 입력 2023.10.21 22:19 수정 2023.10.21 22:19

송쌤의 주절주절 1

지도자(리더)의 지도력(리더십)

산업화 이후 편리함이 사회적 가치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은 옳고 그름의 기준보다는 이익과 손해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각계 지도층의 기준 이하, 비상식적인 행태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한마디로 본받아야 할 지도자의 모습을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일수록 역사 인물에게 배움을 청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을 꼽으라면 대부분 세종대왕을 꼽는다. 그러나 그 이유를 물으면 ‘한글 창제’ 외 세종대왕의 업적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다. 필자가 꼽는 세종대왕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문화적 유산이 아닌 ‘소통’과 ‘절차’이다. 프랑스 루이 14세가 절대 왕권의 표현으로 “짐은 국가다!”라는 말처럼 조선시대는 “어명이요!” 한 마디가 곧 법인 시대였다. 이러한 절대 왕권의 시대, 토지세 개정 문제와 관련하여 신하들과 소통하고 국민투표를 실시했던 세종대왕은 우리나라 역사를 넘어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성군(聖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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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때 국민투표라니 어떤 이유에서 였을까?
조선 세종 때 농민들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방법으로 관리가 전답을 돌아보며 농사 수확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답험손실법’이 시행되고 있었다. 이 제도에 대한 상소가 올라와 모든 농지에 동일한 세금을 매기는 공법(1결당 10되)을 신하들이 참여하는 조정 회의에서 논의했다. 농민들이 좋아할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조정 회의에서 부결되었다. 세종 12년 8월 백성들의 의견을 직접 물어보자는 취지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결과는 찬성 98,657명, 반대 74,149명이 나왔다. 면적당 수확량이 많이 나는 경상도 전라도에서는 99%가 찬성, 면적당 수확량이 적게 나는 함길도 평안도에서는 98% 반대가 나왔다. 이 결과를 가지고 조정 회의를 했다. 반대하는 백성들의 상소가 올라오면 이전과 동일하다는 의견에 따라 부결되었다. 현장에서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에서 3년간 시범 운영을 실시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조정 회의를 다시 열었다.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을 토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 부결되었다. 이후 조정 회의에서 토론과 조정을 거쳐 토지는 6등급, 풍흉에 따라 9등급으로 나누는 최종안이 의결되었고 세종 25년 11월 공표되었다.
농민들의 세금 문제가 상소로 올라오고부터 수정안이 공표되기까지 세종대왕이 보여준 리더십 과정을 필자가 정리해 보았다.
1. 경청 : 상소로 올라 온 조세제도의 문제를 귀담아 들음
2. 파악 : 관리의 주관적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답험손실법의 문제점 파악
3. 대안 : 농지 면적당 균일한 1결당 10되의 세금을 부과하는 공법 제시
4. 절차 : 조정 회의, 국민투표의 과정을 거침
5. 시범 운영 : 현장에서 효과가 있는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에서 시범적으로 운영
6. 조정 : ‘답험손실법’과 ‘공법’의 절충안으로 조정
7. 공식화 : 의견 청취, 조정 회의, 국민투표, 시범 운영, 토론 등 만 13년 이상의 충분한 과정을 거쳐 공식화


수 세기 전, 세종대왕께서 보여주신 백성 사랑, 경청, 문제 파악 능력, 절차 중시, 집단지성 위임, 토론 등을 통한 공식화 등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의 우리가 배워야 할 훌륭한 가르침이다. 특히 정치 지도자라면 눈으로 읽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가슴에 제대로 새겨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송종대(전, 교촌농촌체험학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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