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0현 군은 도리원 초교 3년 재학 중이다. 동생 양0준 군은 내년에 도리원 초교에 입학예정이다. 아버지 양경훈 씨는 구미에서 직장을 다닌다. 장0은 양과는 사촌 간이다. 봉양면 돌봄센터에서 세 명의 꼬마 친척들이 노랑우산을 들고 밤이 되도록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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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만 해도 이런 모습은 의성에서 흔한 광경이었다. 친척 아이들끼리 나름의 놀이를 개발해 웃고 떠들며 서로의 모습을 지켜보며 성장했다. 우리는 그때를 기억한다. 우리의 친척들은 그 시절이 지나고 가끔씩 소식을 전해 듣다 어느 날 결혼식에서 만나 아쉬움을 느꼈다. 그리고는 또 헤어졌다가 멀리서 자식낳고 잘 산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것이 전부다. 언제부턴가 가슴 속에 허전함이 있지만 세월은 흐르고 흘러 우리에게 친척이란 그저 고향기억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다.
세 꼬마친척들은 의성에 와서야 만나게 되었다. 몸이 약했던 0현 군을 데리고 엄마가 의성 비안의 친정으로 오게된 것이 계기였다. 신기하게도 0현 군은 의성에 와서 건강을 되찾았다. 두 아이들 교육이 도시에 비해 뒤처질까 두려웠지만 의성군 방과후 돌봄 시스템으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이제 어머니는 낙후된 고향이란 과거인식이 단순한 오해였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동생네의 장0은 양과 예전 자신이 경험한 꼬마친척 셋을 보며 고향에서 즐겁게 살고 있다. 두 아들의 아빠 양경훈씨는 구미 외국계 자동차회사 과장님이다. 특이하게도 농사가 체질인 사람이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다면 농촌에서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잘나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의성으로 귀농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처가의 자두농사를 직접 해보고는 더욱 마음을 굳혔다. 아이들이 있는 봉양돌봄센터에 농사지은 자두를 기부하기도 했다. 공부가 체질인 사람도 드물지만 농사가 체질인 사람은 희귀할 정도다.
“내년쯤 완전 귀농을 해서 아이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지낼 계획입니다”. 양경훈 씨는 부산 태생으로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다. 그때부터도 사람이 너무 많은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꼈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 귀농이란 어쩌면 인간의 회귀본능처럼 자연스런 현상일 수도 있는 듯하다.![]()
본격적인 귀농을 위해 마련한 중고 트럭 앞에 온 가족이 포즈를 취했다. 아이들 교육 문제도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아이들도 잘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양과장님은 농촌 생활에 만족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 한다. 집 뒷동산에 있는 용머리 나무가 그들에게 수호목이 되고 두 아이들에게 성장목이 되어 새의성의 주인이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