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출생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인구
2017년 9월,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IMF총재(현 유럽 중앙은행 총재)는 우리나라 출산율 숫자를 듣고 "집단 자살 사회"라는 유명한 말로 경고했다. 당시 합계 출산율은 1.05명이었는데도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이 소멸로 달려가는 집단 자살 사회로 보았다. 2020년 사망인구가 출산인구를 초과하는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시작된 후 우리나라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이다. OECD국가 중 평균의 반도 안되는 수치다. 2100년에는 한국인구 1,500만 명이 남아 국가적 기능을 상실하는 소멸국가가 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저출산 대응 정책에 2000년 초반부터 3백 수십조 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매우 나빴다. 전문가들은 정책 분야에서 2030년대 중반쯤이면 어떤 정책도 효과가 나지 않는 순간이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우리에게 앞으로 10여 년 정도가 인구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 후에는 어떤 정책도 먹혀들지 않을 것이란 암울한 경고를 내놓았다. 그런 관점에서 의성 역시 향후 10년이 지방소멸의 고비로 볼 수 있다.
인구 감소는 국가 전체의 문제지만, 전반적인 저출산에 수도권 유출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비수도권 지역들에는 더욱 심각하다. 2023년 2분기 합계 출산율은 서울이 0.53명, 전북 0.94명, 충북 0.87명, 경북은 0.84명 등이다. 이 수치로 보면 지방에서 출산이 일어나고 또 인구 유출이 일어나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청년층에서 뚜렷한데 원인은 직장과 삶의 질을 추구하는 문화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저출산이 원인으로 지방소멸을 촉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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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의 인구 현실
의성은 1960년 대 인구 26만 명을 기점으로 70여 년째 계속 인구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전형적인 이촌향도 현상으로 인구 피라미드가 역삼각형이며 고령인구 비중도 높아 뚜렷한 T자형으로 나타난다. 1개 면이 그 기능을 하기 위한 인구수는 대략 5,000명으로 보는데 지리적으로 큰 면에 연접한 위성 면이 필요로 하는 인구수는 최소 2,000명이다. 지난 12월 25일 KBS보도에 의하면 인구 5,000명 이하로 떨어지면 공연장과 병원 영업이 어려워지고, 2,000명 이하면 의원, 약국이 사라진다고 한다. 2,000명이 안되면 생활편의 시설인 세탁소, 미용실, 목욕탕, 주유소가 문을 닫고 만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의성 주위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전통 5일장은 흔적만 남은 곳이 대부분이고 근근이 면사무소 주위로 농협과 하나로 마트가 그 기능을 불가피하게 대신하고 있다.
인구소멸이라는 뉴스가 보도된 이후로 의성군은 여러 방면에서 인구부양책을 써 왔다. 이웃사촌 시범마을로 맞춤형 귀농정책으로 다자녀 다문화 우대정책 등으로 다양한 시범사업과 타 시군에서 선험된 부양책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 뿐이었다. 실패한 정책이라기보다는 고령화와 인구유출에 대한 근원적 대안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귀농 귀촌 1위, 타 지자체 대비 출산율 상승이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성 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해 지자체가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문제라서 그러하다는 의견도 많다. 어쨌든 의성인구소멸 문제는 의성인구감소로 나타나는 여러 불이익과 부작용 때문에 방치한다거나 외면해 버릴 수도 없는 문제다.
통합신공항과 의성인구소멸의 변화
2021년 김주수 의성군수는 적극적으로 대구군공항 이전지를 군위군과 공동유치 했다. 이 과정에서 가칭 ‘대구 경북 통합신공항’이란 이름으로 의성군 비안면 일대를 포함시켰다. 의성군은 군사공항 지역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대신 군부대 관사와 항공물류단지 건설 등을 보장받게 됐다. 의성에 대기업 유치로 미래먹거리와 인구유입을 목표했던 일이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혀 소강상태를 보이자 의성인구소멸에 대한 특단의 조치로 내린 강단이라 할 수 있다. 의성군민의 선택은 예상외로 결집을 보인 유치 찬성이었다. 통합신공항은 2030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어 그에 따른 수천 명의 직접인구 유입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통합신공항 유치는 매스컴에서 인구소멸 1위라는 오명을 준 의성군에게 일말의 인구회생 가능성을 갖게 했다. 또 길지 않지만 인구소멸 시기를 지연시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시간적 기회가 생겨나게 됐다. 이는 통합신공항 의성군 유치에 따른 파생효과로, 이것이 없는 타 지역 인구소멸 위험군에 비해 상당한 이점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합신공항의 파생효과와 파급효과
의성군은 현재 인구 감소속도가 매년 700명 정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엔 귀농 귀촌 정책과 청년 정책, 주민등록 전입 인구 등이 포함돼 있어 실제 감소 속도는 더 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타 시군도 이와 별반 차이는 없지만 대개 10년 정도 안간힘으로 버티다 결국 인구 급감의 추세를 보인다. 그마저도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통합신공항의 유치 효과는 예상 외로 클 수 있다.
먼저 고령인구와 청년인구의 대체 효과다. 의성은 소멸위험지수 0.11로 소멸 고위험지역 1위다. 소멸위험지수는 만 20∼39세 가임 여성 인구를 만 65세 이상 인구로 나누어 낸 지수다. 0.5∼1.0 미만인 경우 ‘주의’, 0.2∼0.5 미만은 ‘소멸 위험진입단계’, 0.2 미만은 ‘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분류한다. 군인가족의 유입은 가임인구의 유입으로 이어져 의성군의 소멸위험지수 개선을 뜻한다. 군인의 유입은 고령인구의 상대 비중을 낮춰 인구소멸 속도를 완화시킨다.
교육 및 문화 인구구조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의성에 유입된 군인과 군인가족들이 가져올 자녀와 생활의 파생효과는 다양하다. 즉 초등학교 학생 수 증가 및 각종 학원의 출현과 상업 인프라 조성에 영향을 미친다. 문화의 요구도 다양하게 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웃사촌 프로젝트 등 청년문화 입식은 짧은 기한으로 인해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군인과 군인 가족들은 지속성과 근원이 달라 향토에 정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생활공동체 문화가 일치하게 된다. 떠날 수 없는 생활공동체 의식은 새로운 지역 문화산업에 구조적으로 뿌리내리게 된다.
경제적으로도 파생효과가 있다. 이미 우리가 뉴스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군부대 이전으로 1개 면이 거의 황폐화되는 것을 보면 든 자리와 난 자리의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2023년 의성군이 쟁취(?)한 화물터미널 유치는 산업적으로 파생효과가 있다. 다소 요원하지만 항공물류 산업단지 조성과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면 산업인구구조의 변화와 함께 재정안정, 신직업군 탄생 등 인구유입 효과가 분명한 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