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년 전, 의성으로 귀촌하고 얼마 후 대구에 볼일 보러 갔다가 택시를 탔을 때였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최근 대구에서 의성으로 이사 들어갔다고 하니 기사님이 안쓰러워하며
“아니 젊은 사람이 애들 교육도 있는데 뭐 하러 촌에 벌써 들어갔습니까?”
“저는 오히려 애들 교육 때문에 촌에 들어갔습니다!”
“무슨 교육 때문인데요?”
“영어단어 하나 더 외우고 수학 문제 하나 더 풀기 위해서는 도시교육이 좋은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농촌의 교육환경이 훨씬 좋습니다!”
더 이상의 반문은 없었으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았다. 기사분이 인식하는 교육은 아마도 일반적인 성공이나 출세를 위한 과정이었을 것이다. 그와 반대로 송쌤이 언급한 ‘온전한 인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부족하다.
사전에 교육(敎育) 찾아보니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줌’이라고 나와 있다. 송쌤은 삶을 통해 경험한 교육은 크게 ‘가정교육’, ‘마을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 네 가지였다. 가정교육에서는 밥 먹을 때 어른보다 수저를 먼저 들지 않는 것을 배웠다. 마을 교육에서는 동네 형들에게 놀이할 때 규칙을 지키는 방법을 배웠다. 학교 교육에서는 참는 것을 배웠다. 사회 교육에서는 사회의식과 역할을 배웠다. 공부 머리도 나쁘고 학교 교육에 소홀하여 학업성적은 늘 하위권이었지만 나머지 교육에서의 배움과 경험이 있었기에 현재 별 탈 없이 살아가고 있다. 좋게 포장하면 전인교육(全人敎育)을 잘 받은 것이다.
전인교육(全人敎育)이란 무엇일까?
네이버 지식백과 내용을 빌려오면 「현대의 학교 교육은 공리주의나 입신 출세주의를 동기로 하거나 국가권력이 요구하는 부국강병주의에 지배되어 인간 생활의 일면에 지나지 않는 실용적인 지식기능이나 극단적인 애국심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에 반대하여 인간으로서 바람직한 넓은 교양과 건전한 인격을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나타난 것이 전인교육이다. 이는 인간의 성장 발달이 통합적이라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가능하였다. -중략- 인간의 신체적 성장, 지적 성장, 정서적 발달, 사회성의 발달을 조화시킴으로써 균형 잡힌 전일체(全一體)로서의 인간을 육성하려는 전인교육이 바로 이러한 교육이념이다.
지식교육의 기준으로 보며 농촌이 도시에 비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것이 맞다. 경제적 여유가 되는 사람은 자녀 교육 때문에 도시로 이사를 떠나거나 두 집 살림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농촌에서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들도 도시 교육 환경에 보다 가까워 질 수 있는 교육 내용에 대한 요구가 많다. 그러나 전인교육의 기준으로 보면 농촌은 도시보다 훨씬 좋은 교육환경과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전인교육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의성군은 현재 교육부에서 추진 중인 ‘미래교육지구’로 선정되어 민·관·학이 함께 조성하는 지역교육 협력 생태계를 수년째 만들어가고 있다. 농촌이라는 환경과 미래교육지구라는 조건이 만나, 면(面) 단위로 ‘마을학교’라는 거점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전인교육의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학교 교과과정에서 경험하기 힘든 신체활동, 자연 관찰, 정서 활동, 공동체 활동 등에 대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 낸다면 도시 학생들이 부러워하고 유학을 오고 싶어 하는 농촌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