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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장 낀 삼산리 지주 소작 귀농트러블 법적대치로 확대

하태진 기자 입력 2024.06.23 11:12 수정 2024.06.23 11:12

귀향인의 귀농진입에 방해

봉양면 삼산2리에 사는 박 00씨는 오산이라 불리는 작은 순천 박씨 집성촌에서 태어났다. 의성고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해 전역 후 30여 년을 대구에서 직장을 구해 살아왔다. 선친이 일찌감치 토지를 외동아들 박 00씨(이하 박 씨)에게 물려주었고 수천 평에 달하는 박 씨 명의의 토지는 마을의 현 이장인 K씨에게 소작을 주게 됐다. 대구에서 박 씨의 생활이 그럭저럭 먹고살만 해서 굳이 소작에 대한 임대 계약서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고 그런 정황은 30 년이나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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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 씨의 사업이 점차 여의치 않게 되고 때마침 터진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 경에는 완전히 사업도 몸도 최악의 경우가 됐다. 가까스로 시작한 결혼생활도 파경을 맞았고 홀홀단신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2023년 6월 수십 년 빈 집이 되어버린 향가에서 박 씨는 혼자 몸을 추슬러 왔다. 그리고 선친의 유산인 농토도 천천히 돌아보고는 고향에서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토지대장을 보러 봉양면 주민센터에 들린 박 씨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K이장과 임대계약이 무려 15년으로 적혀있었기 때문이었다. 2014년 계약 당시 박 씨는 대구에 거주했었고 본인이 임대계약을 한 적도 없었다. 봉양면에서는 관리기록물 보관기간이 지나 현재 박 씨의 임대계약서 원본은 없다고 했다. 당황한 박 씨는 여기저기 도움을 청하고 임대계약서 원본을 찾아봤지만 그 어디에도 이같은 일을 시원스레 답해주는 곳이 없었다.

출처불명의 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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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지난 30년간 대구에 거주한 박 씨의 농지는 대부분 마을의 K이장이 소작해 와서 귀농을 선택한 박 씨와 K이장 사이가 험악해졌다. 소작을 맡은 K 이장은 이장대로 과수농사를 짓기 위해 임대계약을 길게 했다고 주장하고 박 씨는 박 씨대로 그렇게 긴 임대계약을 할 이유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런 특별한 사유가 있었다면 꼭 본인에게 허락을 구해야 했어야 되지 않겠냐고 반문한다. 그렇게 서로 시비가 붙자 K이장은 어느날 계약서라며 한 쪽 자리 계약서를 박 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그 계약서는 더욱 의문을 부채질 했다. 계약서에는 계약기간도 임대료도 아예 없는 내용없는 계약서 한 장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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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반목질시가 길어지자 K이장은 박 씨의 집에 와 기물을 던지고 고성과 욕을 하는 등 극한의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졌다. 박 씨에게 돌려주기로 한 논도 주지 않았고 마을에선 농사를 짓기 위한 농기계도 빌릴 수가 없었다. 농촌마을에서 이장이 가지는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은 유튜브나 뉴스를 통해 익히 알려져 있다. 때문에 박 씨는 지주이면서도 올해 아무 농사도 지을 수 없었다. 박 씨는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이 마을 출신이고 K이장과 수십 년 면이 익은 사람이지만 본인이 귀농인 신분이기 때문에 불리함을 느끼고 법적 해결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박 씨는 현재 내용증명과 함께 계약효력 가처분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 이장은 이에 대해 ‘서로 간에 잘못 전달된 내용이 있었다. 논은 주었고 지난 겨울 자두나무에 든 비료, 전지 비용 등 노임을 지불하면 과수도 내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도시로 나간 세대가 다시 귀농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지만 소작에 대한 임대마찰이나 이웃과 반목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로 인해 귀향인의 귀농진입에 방해가 되고 있다. 이 경우 사건이 해결되면 서로 이웃으로 살아야 하는 지연공동체여서 양자 간의 원만한 합의가 우선 원칙이다. 하지만 법적 대응으로 갈 경우 마을공동체에 끼치는 여러 악영향 때문에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 전국적 혹은 지역에서 유사한 상황이나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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