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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지전(認知戰)을 아십니까?

하태진 기자 입력 2024.11.18 07:21 수정 2024.11.18 07:21

전병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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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연안에 있는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지역주민 96.6%가 친러이므로 병합한다’며 현재까지 실효적 점령을 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은 거의 3년째다. 현대전에서 전황은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우 러 양국의 군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손바닥 안에서 이 전쟁을 지켜보며 사람들은 나름의 판단을 하고 있다. 따라서 그런 판단자료가 중요하다. 이 자료에 따라 전장에서 직접 싸우는 군인들의 사기를 꺽을 수도 있고 올릴 수도 있다. 이를 보면 10년 전 크림반도를 점령할 당시 러시아가 그기에서 어떤 공작을 했을지 가히 추측할 수 있다.

러시아는 10년 전 크림반도를 병합하듯이 피를 적게 흘리고 우크라이나를 병합하려고 시도한다. 반대로 우크라이나는 거의 3년 동안 전쟁에서 잃어버린 영토 즉 실지를 회복하는데 최소 피해로 휴전을 하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상황은 양 국가의 육 해 공군의 실전 작전은 물론 심리전 사이버전 정보전을 감행하면서 소위 인지전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사람의 판단을 움직이는 인지전(認知戰)은 연가시처럼 적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작전이다. 다양한 정보가 개방된 현대전에서 인지전이 더 중요한 이유는 자국의 피해는 전혀 없지만 적국의 피해는 최대한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공격했다. 이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버리고 도주하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직접 셀카로 페이스북을 통해 끝까지 우크라이나를 지키겠다고 직접 나서서 대응했다. 이어서 서방국가에 러시아를 응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면서 러시아의 만행을 대대적으로 폭로했다. 만약 이렇게 즉각 대응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것은 우 러 전쟁 중 인지전의 첫사례였다.

우크라이나 러시아는 드론(무인기)으로 서로 상대 국가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있다고 많은 영상자료를 통해 제각각 주장하고 있다. 만약 이런 영상을 본다면 전쟁 중의 군인은 공포에 질리고 만다. 하늘에 드론이 보이면 군인들은 탈영하고 싶을 것이다. 실제 우크라이나가 공개한 영상 중에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 드론을 보고 항복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이 조작한 영상인지 실제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실제 러시아 군인이 이 영상을 보면 심히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것은 정보와 미디어를 통한 인지전의 심리 효과이다.

푸틴은 언론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거세게 반격하면 핵을 투발하겠다고 엄포를 때린다. 서방은 이런 푸틴의 말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게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제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러시아의 핵 공격은 쉽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지만 서방국가는 우크라이나를 선별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 만약 러시아의 핵 공격이 감행된다면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대전쟁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도 이를 알기에 젤렌스키는 세계 언론을 향해 러시아의 극악무도한 행위를 연일 폭로하면서 서방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을 인도주의에 호소하고 있다. 푸틴과 젤렌스키가 서로 실제 전장 밖에서 인지전을 하고 있는 형태인 것이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오물풍선 수십 개를 날려 보냈다. 단지 오물풍선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만은 우리 국민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해 한다. 만약에 풍선에 화학탄 넣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바이러스를 넣었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또한 일상화 된 것 같지만 북한의 핵위협을 들을 때마다 사실 우리는 불안하다. 우리 정부의 강경한한 대비책을 듣고 있지만 시끄러운 정치판을 보면 더 불안해진다. 이런 상황을 검토해보면 북한이 왜 오물풍선을 날려 보내는지, 왜 핵위협을 그렇게 떠벌리는지 그 의도를 알 수가 있다. 우리에게 공포심을 조장하고 내부 분열을 일으키는 인지전의 승리가 주목적인 것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0월부터 북한군 1만 2천여명을 러시아에 파병했다. 러시아에 파병된 정보가 없는 북한군도 이 전쟁의 전황을 몹시 궁금해할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전장에 투입된 군인들은 바깥세상 돌아가는 얘기와 자신이 임한 전황에 대해 가장 궁금해 한다.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는 방안을 본능적으로 찾기 때문이다. 이는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 놓인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그런 심리를 이용해 적군의 전투의지를 꺽는 것은 통상적인 인지전의 한 부분이다.
전장에서 무기체계가 동일하다면 전투의지가 강한 군대가 이긴다고 한다. 나폴레옹은 전투의지에 70% 비중을 두기도 했다. 현재 우 러 전쟁에서도 상대국의 전투의지를 꺽기 위해 온갖 수단이 다 동원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부각되는 것이 인지전이다. 인지전이란 상대에게 공포를 유발해 전투의지를 꺽거나 수뇌부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등 궁극적으로 직접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전략이다.

우⦁러 전쟁을 통해 우리는 인지전이 얼마나 교묘하고 소리없이 적군을 파괴하는 무서운 폭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지전의 또다른 형태도 있다. 비전투의 평시에 인지전은 우리 사회에 불신을 조장한다. 그럴듯한 가짜 뉴스 생산자나 유포자는 국민의 귀와 눈을 멀게 하는 바이러스이다. 즉각 가려내고 엄벌에 처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결국 그 사회는 망국적 혼란에 빠지고 만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과 정부가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구축하여 적의 어떠한 인지전에도 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대전에서 인지전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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