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는 산불 외에도 의성군 관련 총 95개의 급경사지와 9개의 재해위험지구가 등록돼 있다. 급경사지 95개 중 69개는 의성군이 관리하고, 9개의 재해위험지구는 의성군 안전과와 안전건설과가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의성군은 타 군에 비해 면적도 넓고 산지도 많아 산사태, 풍수해 등 재난에 쉽게 노출된다. 의성군은 자연재해에 취약할 뿐 아니라 기후 지형에 의한 이중재난 취약지구에 속한다.
의성군의 자연지형과 기후변화는 재난 위험이 배가되기 십상이다. 300년 만의 처음이라는 의성 발 경북산불은 재난이라기 보다 재앙에 가깝다.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지변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성군이 취할 수 있는 재난방지 대책은 강력한 인재예방법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 지난 2월에 개최한 대규모 산불방지 결의대회가 그런 예라 할 수 있다. ![]()
(사진 3.22 산불 발화현장 조사)
언젠가 김주수 군수가 농림부 차관 시절 식목일을 즈음해 인터뷰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식목을 하고 가쁜 숨을 쉬며 식목에 대한 유용성과 자연재해 방지에 관련한 내용의 인터뷰로 기억된다. 그 시절 김주수 군수의 별명이 ‘농정과 행정의 달인’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러한 김주수 농림부차관이 2014년 의성군수로 취임한 때부터 이미 의성은 재난 대응 매뉴얼이 존재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발발한 경북산불은 매우 불행하고 유감스런 일이었다.
경북산불 1년이 지났다. 3.22 산불 실화자로 법정에 선 두 사람 모두 3년이란 최고형을 구형받았다. 그중 한 사람은 ‘달게 죗값을 치르겠다,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실수가 국가재난이 된 상황에 개인의 보속이 가능할 리 없다.
지금도 의성에는 곳곳에 산불의 흔적이 살아 있다. 몇 해가 지나면 풀나무들이 자라나 벌채된 산을 뒤덮고, 끔찍했던 산불의 상흔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된 의성군은 지금의 활발한 재건사업으로 더 각광을 받으며 매스컴을 장식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상전벽해’란 수식어가 의성군을 표현할 대명사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월이 아무리 흐른다 해도 3.22 경북산불을 망각해선 안된다. 그것이, 그 기억이 희미해지는 순간 의성에 또 다른 재앙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막는 방법은 끊임없는 경각과 교육이 우선이다. 망우보뢰 (亡牛補牢)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산불예방탑’이나 ‘산불추모공원’이라도 세워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