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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무한긍정의 농사파이터

하태진 기자 입력 2024.03.02 23:34 수정 2024.03.02 23:34

가음청년 남창일 손예원부부

그는 다 계획이 있었다

1991년 가음청년 남창일은 처음 세상의 맛을 보게 됐다. 가음초 가음중 의성고를 졸업했다. 국립 부경대학교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증권회사에 취직했다. 남창일 손예원 부부는 동갑으로 증권회사 직장동료로 만났다. 부친 남만현 씨의 강한 정신력과 지구력을 이어받아 유도 수영 등 신체능력은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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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매매하는 자산운용팀에 있었던 남창일 군은 회계를 담당하는 인사팀 선배인 손예원 양을 처음부터 마음에 두었다. 수년 뒤 부인은 남창일의 서글서글하고 건강함에 이끌려 결혼하게 된다. 남자를 잘 모르는 부인은 당시 남창일 군과 아직도 자연스럽게 친해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부인 손예원 씨는 남창일 씨가 5년 전 농사를 짓겠다고 말했을 때 남편의 뜻을 적극적으로 긍정 지지했다. 부부는 예쁜 아기도 얻었다. 이미 남창일 농부는 31세 때 세상의 전부를 얻은 셈이다.

 

부친 남만현 씨를 기억하는 마을사람들은 그가 가음면에서 엄청나게 철두철미한 대농사꾼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부전자전 남창일 씨도 대농의 길을 가고 있다. 3만여 평의 벼농사와 3만 평에 가까운 소작을 하고 있다. 농업을 택했던 이유도 몸을 쓰고 땀을 흘려 돈을 버는 그의 성품에 맞아 떨어지는 직업이었기 때문이라 한다. 지금 그는 어머니와 남동생 부부와 함께 살고 있다.


대농의 길

남창일 농부는 농사에 관한 한 파이터다. 저돌적이고 직선적이다. 흔히 스포츠 경기에서 파이터란 단순한 닥공(?)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매우 계산적이고 영리한 사람들이다. 파이터형은 승산을 올리기 위해 택하는 방법이다. 각종 대형 농기계와 드론을 이용해 수확과 항공방제를 하지 않는다면 수만 평의 농사란 아예 꿈꿀 수가 없다. 그의 계산적 사고와 강한 의지가 기업농이라는 전향적인 농업인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남창일 농부. 그가 택한 규모화 농업과 기계화 농업이 바로 인구 소멸과 휴농지를 대처할 의성 미래농업의 한 형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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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일 농부는 2023년 약 3억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1차산업인 농업은 필수산업인 만큼 궁극적으로 견고하고 안정적인 사업입니다. 자신에게 알맞은 농작물을 선택하고 성실히 한다면 결코 다른 직업에 뒤지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농사란 평당 천만 원의 고소득 작물이 있는가 하면 평당 만 원이 채 안되는 작물도 있다. 그러나 수익은 어느 것이 나을지 장담할 수 없는 것 또한 농업이다. 남창일 농부는 평 단가로는 많은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지만 기업농 기계농으로 그런 취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가을걷이를 끝내고 겨울이 오면 농사일은 긴 휴가를 얻기도 한다. “요즈음은 가족여행을 떠날 만큼 여유시간도 있습니다. 농촌이라해서 옛날처럼 겨울을 그냥 보내는 사람들이 잘 없자나요”라며 싱긋한다. 어딜 다녀 왔냐는 질문에 선뜻 답을 못하다가 “부인과 가까운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생각해 보니 예원(부인) 씨도 농사 뒷일에 육아에 고생 좀 했더라고요”라며 허허 웃었다. 남편을 따라 농촌에 들어와 아이 낳고 산다는 게 요즘 어디 흔한 일일까. 지극히 마땅한 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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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음청년의 꿈
농업은 불로소득이라는 것이 없다. ‘농자 천하지대본야’이란 말도 따지고 보면 노동이 사람의 마음을 다듬게 하고 하늘을 우러러보게 하는 긍정의 힘이 포함돼 있다. 선친의 뜻을 따라 긍정의 에너지를 젊은 방식으로 쏟아붓는 남창일 손예원 부부는 새로운 농업 의성의 기준이 될 부부다. 인류 역사를 보면 가족을 돌보며 자연과 함께 산다는 것은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도시적 부작용을 항상 뛰어넘고 있었다. 농업의 고장인 의성의 의(義)와 예(禮)란 것도 하루아침에 나온 것도 아니며 하루저녁에 사라질 것도 아니다. 남창일 농부의 말처럼 ‘(농업이) 상황이나 방법은 바뀔 수 있겠지만 산업의 근간으로서 없어지지 않는 직업’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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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 씨도 곧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소리라는 의미의 가음(佳音)에 아름다운 아기소리가 점점 울리는 날이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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