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해암의 가치

하태진 기자 입력 2024.11.25 22:24 수정 2024.11.25 22:24

‘살아있는 의성의 가치’

2024 11,25.
소민 선생과 전병규 교수 그리고 해암선생님과 ‘청춘어람’을 다녀왔다. 우리는 어딜가면 결국 사진만 남는다는 말을 한다. 결국 사진 몇 장을 찍고 휴대폰에 기억을 저장하게 될 뿐이겠지만 오늘은 좀 특별한 느낌이 들어 글로 남길까 한다.

image
탑리 ‘청춘어람’은 석화장여관을 리모델링해 만든 건물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해 있다. 청춘어람은 서편의 안계면에 비해 매우 심한 낙후를 보이는 동편 금성면의 최신 건물이 되어 있다. 거의 신축이라 깔끔하고 현대적이다. 이 건물의 최 CEO는 젊고 유능해 보였다. 공간 구조도 의외로 실용성이 있어 보였다. 최대표는 전시공간에 지역문화와 접면을 가질 의향을 보여 매우 기대를 가지게 했다.

해암선생님도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해암이 70여 년 몸담은 탑리버스 터미널은 만성적인 운영적자를 해오고 있다. 해암선생은 20년 적자에도 그를 마다않고 터미널을 지켜 왔다. 벌써 자식들이 있는 대구로 가서 편안한 노후생활을 가질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손수 밥지어 드시고 매일 금성산과 조문국을 촬영하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해암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선생님이 지난 의성을 찍은 26만 장의 사진은 2년째 조문국 박물관에서 디지털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물론 카메라 구입비, 필름 값, 인화비, 전시비 등의 산술적 가치가 논제는 아니다. 그렇게 해온 까닭도 따지면 본인의 취향으로 치부할 문제이므로.
다만 그 사진이 전부 의성을 찍은 것이고 수십 년을 해왔다는 점, 그리고 평생을 의성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는 점이다. 또 한 가지의 해암선생의 가치는 그간 만났던 의성 사람들의 내력을 일일이 기억한다는 점이다. 지금도 그 마을의 내력과 문중과 있었던 사건에 대해 분명하고 또렷하게 말씀하신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사진작가의 주마간산하는 기억이 아니라 원인과 결과, 등장인물까지 섬세하게 나열할 수 있는 기억력을 가진 사람이란 점이다. 그것은 해암선생이 단북, 비안, 단촌, 의성, 금성 등 의성의 여러 면을 거치며 살아온 연관도 있겠지만 그보다 아직도 왕성한 탐구와 지적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진작가로서 해암은 충분히 의성에 가치가 있다. 이미 많은 의성사람들이 선생의 그런 가치를 알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0년 의성사람들의 생활과 시대상황, 숨겨진 이야기를 그대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으로 보면 해암선생은 의성에 관해 특별한 희소와 보존의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까지 의성의 발전을 희망하고 의성을 애틋하게 사랑한 의성애의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금도 해맑은 웃음을 가진 해암선생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image
해암선생의 가치란 결국 그 자체로 ‘살아있는 의성의 가치’이다.

 






저작권자 새의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